뚝이네

며칠 전 댓글로 질문 주신 분이 있었는데 혹시 이런 분이 또 있을까봐 달았던 댓글을 토대로 약간, 아주 약간 수정하여 스쿠터 전국일주에 관한 tip을 적어보겠습니다. 물론 기준은 저와 같이 50cc 혹은 125cc 이내외의 작은 오토바이를 가지고 여행한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리터급 부릉부릉 바이크분들은 안 읽으시겠죠?

(글만 있으면 심심할까봐 항목에 맞는 사진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에서 골라 붙여 봤습니다.)

1. 갓길로 가시지 마시고 당당하게 차선 하나를 잡습니다.

스쿠터도 차량으로 구분 됩니다. 규정 속도(최저 속도)를 지키고 간다면 전혀 미안해 하실 필요 없습니다. 뒷차가 빵빵 거리면 여유롭게 손 한 번 흔들어 주세요. 그래도 너무 너무 느린 제 스쿠터로는 도저히 1차선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제일 바깥 차선을 이용했습니다. 그정도는 매너겠죠. 그리고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르고 덩치도 큰 자동차를 조심해야 됩니다. 내 차선 하나를 잡고 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스쿠터라고 무시하는 차량들이 간혹 있습니다. 앞지르기를 한다던가 옆으로 스치듯 지나갑니다. 덩치 큰 트럭이 지나갈때는 핸들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차선 하나를 먹고 가도 이런데 갓길로 간다면 옆으로 스치고 가는 차량들이 너무 무섭습니다. 길이 막히던 말던 눈치보지말고 무조건 차선 하나를 먹고 가야됩니다. 그래야 그런 위험도 덜해집니다.


2. 야간에는 절대로 운전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후미등과 전조등이 달리긴했지만 앞뒤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밤이 되면 제 시야확보도 안되고 주변에서 저를 인지할수 없을 정도더군요. 위험하니 왠만하면 하지 않는게 좋겠네요. 어두워질때 쯤에는 자리펴고 누울 자리나 보러 다니는게 좋겠습니다. 사진 좋아하시는 분들은 밤출사 나가는 것도 좋겠네요.


3. 자동차 전용도로는 가면 안됩니다.
여행을 하면서 당황했던게 일반 길을 주욱 달리다가 밑도 끝도 없이 '여기부터 자동차 전용 도로입니다.' 라고 써있는 것이었습니다. 빠지는 길도 없었기에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이미 어둑어둑해지는 시점이었고 주변엔 논밭만 있어서 무섭기도했고; 돌아가려니 다른 길로 빠지는 곳까지 거리가 꽤 멀었기에 그냥 이대로 가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돌아갈걸 그랬습니다. 제 스쿠터가 힘이 좋아서 100 km/h 까지 속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풀로 당겨봤자 겨우 60km/h가 나옵니다. 그런데 어두워지니 전용도로에 다니는 차량이 많아졌고 차들의 속력도 엄청났습니다. 고속도로 수준이었네요. 덤프 트럭이나 컨네이너박스를 실은 트럭이 지나갈때면 핸들이 흔들거려 진행방향이 틀어져버릴 정도였으니까요. 암튼 엄청 위험했습니다.


4. 펑크패치, 타이어 펌프 등 사고에 대비하기.
어딜가던 오토바이 수리점은 동네에 꼭 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하다보면 국도를 따라가는데도 외진 곳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혹시나 모를 상황에서 응급처치를 할 용품들이 필요합니다. 지렁이라고 해서 펑크패치가 있는데 전 여행하는 동안 한번도 펑크가 안나서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이게 임시용으로는 제일 좋다고 하더군요. 그다지 비싸지 않으니 구입해가세요. 펑크나도 굴러가긴 한다고 하네요. 림이 다 망가지겠지만요. 위 사진은 펑크가 아니라 한 눈 팔다가 코너 옆의 자갈 길에서 미끄러져서 옆 카울과 백미러를 응급처치?한 모습이네요.


5. 리어백이나 큰 비닐에 짐을 싸길 바랍니다.
왜 군대에서 행군할때 비 올까봐 군장 안에 봉투에 짐 싸잖아요.
여름에는 당연히 비가 많이 옵니다. 소나기가 장난이 아니죠. 갑자기 내리면 어떻게 대처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전 리어백도 없고 봉투에 넣지도 않아서 소나기에 제 옷을 다 적셔버렸네요. 그래서 한동안 옷을 스쿠터 뒤에 묶어서 팔랑거리면서 다녔네요.


6. 노숙도 재밌습니다.
여름이니 밖에서 자도 그닥 춥지 않습니다. 가끔 추울 때도 있을 것 같아서 담요하나 챙겨갔네요. 텐트는 비싸고 무거운것 필요 없고 정말 잠을 잘 공간과 모기가 안들어 오게만 제공해 주면 됩니다. 텐트라기 보다는 모기장에 가까운 것들을 인터넷에서 팝니다. 1~2만원 하는 아주아주 저렴하고 부피가 작은 것들입니다. 꼬아 접어서 보관하다가 손에서 놓으면 팡! 하면서 커지는 그런거요. 모기가 못 들어오게 하는 용도로 썼네요. 가격이 싼만큼 오래는 못 쓰구요. 잠시 여행갔다오는 용도로는 쓸만하네요. 그리고 방수기능은 없다고 보시는게 좋겠네요.
비올 때는 다리 밑에서 잤었는데 비 올때 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밑에서 자는 건 정말 위험한것이라 하더군요. 전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 곳에서 잤지만 물이 불어날 수도 있으니 피해 주세요. 비가 올때는 다리 밑이나 건물의 지붕 밑인 비를 피할 공간 안에서 자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차량이 많으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겠죠. 길 위로 있는 고가도로 비슷한 것을 말한 것입니다. 비교적 한가한 곳에서 스쿠터를 바깥에 세우고 잠을 청했죠.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판단은 알아서 해주세요.


7. 스쿠터 보관

어딜 가시던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절대로 자물쇠를 잠그셔야합니다. 맘 먹은 도둑은 잠그던 안잠그던 훔쳐가겠지만 자물쇠를 달아 논 것과 아닌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 스쿠터는 맘만 먹으면 훔칠 수 있을 정도로 보안 수준이 치명적인 오토바이이 입니다. 생각 없는 사람들이 흔히 훔쳐타는 그런 오토바이죠. 그래서 자물쇠는 꼭 달아야합니다. 짧은 거리라면 핸들락이라도 해야합니다. 근데 이도 못미더운게 전에 음식점 앞에 주차공간에 스쿠터를 세워 뒀습니다. 핸들락만 해두었죠. 그런데 밥을 먹고 나오니 제가 세운 위치가 아닌 곳에 그것도 길가에 나와있더라구요. 제가 원래 세워두었던 자리엔 승용차가 대어 있었네요. 사람들이 스쿠터라고 얕보는건지 막 옮기기도하니까 절대로 자물쇠를 걸어두세요.

 
8. ⓘ 표시가 돼있는 곳에서 안내책자 몽땅 쓸어 담기.
ⓘ 표시가 되어 있는 관광안내센터에 들어가서 안내책자와 지도를 챙기세요. 안내 데스크에 있는 분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변 해주시니까 지역 축제나 볼거리, 먹거리도 물어보시구 안내책자를 꼭 챙기세요. 전국 지도와는 다른 지역 정보가 상세히 표시되어 있습니다.


9. 다른 여행객과 합류하기.
여름에는 참 여행하는 사람이 많아요. 자전거, 자동차, 도보, 오토바이 등등. 분명히 쓸쓸히(저처럼) 여행하는 분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합류하세요. 저는 누군가 말을 걸어준 경우였네요. 같이 가고 싶었지만 혼다 줌머를 따라 잡을 수 없어서 같이 여행하진 못했지만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여행 동반자를 만날 수도 있을거에요.


10. 사진 많이 찍고 노트에 일지나 일기 적기.
사진 많이 찍으시고 간단한 일기 같은것도 작성하시면 기억도 오래 남고 좋네요.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쓰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쓰는게 더 재밌더라구요. 손바닥 만한 노트랑 펜 챙겨가셔서 일기와 지출목록, 이동경로, 이동거리, 기름 값과 양. 등등 기록하시면 재밌더라구요. 꼭 해보세요. 그리고 전 혼자 여행했지만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는게 훨씬 더 재밌을것 같네요. 혹시 혼자 가실 생각이라면 조금더 생각해보세요. 혼자가면 돌아 다니면서 혼잣말하고 막 그런답니다ㅠ 


11. 1시간에 10분씩 혹은 30분에 10분씩은 꼭 쉬어 주세요.
여름이라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우리 작은 스쿠터들은 더 힘들어한답니다. 제 2행정 50cc 스쿠터의 경우 태어난지 10년에 가까워 많이 연로하셨고 주행거리 또한 엄청났기에 시속 60km로 1시간에 10분을 쉬어도 버티지 못하고 퍼져 버리더라구요. 그래서 17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수리를 하고 애지중지하며 30분에 10분씩 꼬박꼬박 쉬어줬더니 제정신은 아니겠지만 완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정비도 안하고 무작정 출발한 제 탓이겠죠. 오토바이에 오자도, 스쿠터의 스자도 모르고 출발한 여행이었으니까요. 고장난 이후론 시속 3~40km를 유지하며 아주 천천히 달렸죠. 여러분은 여러분의 오토바이의 능력에 따라 조절해주세요.


밥을 해먹으려면 짐이 많이 드니까 저는 해먹지 않고 사먹는걸 추천해 드립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이 있으니 길 잃으실 일은 없을 것 같구. 그래도 지도는 꼭 챙기세요. 지도로 보면 왠지 분위기도 나고 큼직큼직해서 보기도 좋네요. 전 그때 스마트폰이 아니라서 지도와 나침반도 가져갔네요. 나침반은 꽤 유용했네요.
뭐 이외에도 휴지나 옷, 수건, 세면도구, 지도, 충전기등은 당연히 챙기시겠구 모기약도 꼭 챙기세요. 몸에 바르는 모기약도 챙겨주세요. 향보다는 바르는 모기약이 더 효과가 좋더라구요. 끈적거리지 않는 좋은 제품 많으니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너무 당연한 글이라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네요.
그럼 제 글 참고하시고 재밌는 여행하시길 바랄게요. ^^

Comment +2

  • WARP 2011.07.19 22:15 신고

    2행정 50cc, 그것도 오래된 놈으로 전국일주 할 수 있다는것에 놀랐습니다.
    게다가 꼼꼼한 사진과 설명에 놀랐구요. ^^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진만 봐도 생생히 전달이 되네요. ^^

  • d17039 2013.08.05 13:51 신고

    내일부터 50cc 스쿠터 여행을 합니다.
    재점검하는 마음으로 들렀는데
    풍부한 경험이 뭍어나는 유용한 정보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