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이네

2008년 8월 17일 일요일


비가 와서 그런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여름인데도 으슬으슬하다. 부슬부슬 계속 내린다. 하늘은 우울하고 금방이라도 더 많은 비가 내릴 것 같았다. 자고 일어났더니 옆에 있던 노숙하던 분은 없었다. 아무튼 비가 온다고 계속 여기 머무를 수는 없었다. 비가 오거나 날이 저물면 이동을 자제했었지만 그래도 여행을 미룰 수는 없었다. 일단 진해역에 가서 여행지도를 부탁했다. 서랍을 뒤적이며 여행용 지도를 주셨다.

그래서 어디 실내에 볼거리가 있나 찾아봤다. 가까운 곳에 에너지관이 있었다. 거북선을 모티브로한 건물인가보다. 돛대가 펼져있고 용머리가 솟아있다. 이런 곳은 초등학생 이후로 온적이 없지만 비도 피할겸 들어가서 구경을 했다. 에너지관 옆에 스쿠터를 세우고 전시장으로 들어가려는데 관리인 아저씨와 살짝 눈이 마주쳤다. 뭔가 민망했지만 일단 들어갔다.

안에는 사람이 없다. 아무도 없다. 딱히 할 것도 없고 차근차근 둘러봤다.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어떤식으로 에너지가 순환하는지 에너지를 어떻게 아끼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듯 했다. 전시장 안에서 홀로그램을 보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3차원 공간에 2찬원 영상이 뜨니 신기해서 초등학생으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었다. 옆에서 봐도 보이고 아래서 봐도 보인다. 그렇게 혼자 좋아하다가 갑자기 멈췄다. 젊은 부부와 초등학교 저학년 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분들도 내가 이상해 보였을거다. 덕지덕지 눌린머리, 까맣게 그을려서 탄 피부에 며칠을 입은건지 꽤재재한 반팔에 반바지. 거기다가 혼자 왔다.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왠지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에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 애썼다.

그렇게 2층에 이르는 전시장을 다 둘러보고 나와서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쳐다보며 '이제 어디 갈까?' 하며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어떤 분이 말을 걸어왔다. "저 오토바이 학생거에요?" "네" "여행하나봐요?" "네, 비도 오고 그래서 구경하러 왔어요." "아, 그렇구나. 커피 하나 마실래요?" 그래서 부슬부슬 내리는 빗 속에서 진해 에너지관 아저씨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추운데 따뜻한 커피도 마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 한 번 더 와서 여기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에는 아는 사람이 없지만 반 년 전에 기차타고 룰루랄라 놀러왔던 적이 전부였다. 이로써 부산은 두 번째. 딱히 갈데는 없으므로 pc방에서 맛집을 찾아보고 맛집으로 향했다.

부산에 완당이 유명하다고 해서 들렀다. 만두 비스무리한 흐물거리는 뭐랄까 우동 같다. 처음보는 새로운 음식에 당황했지만 맛은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오래되서 무슨 맛이었는지 확실이 기억할 수 없지만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서울 다음 부산이라 할 정도로 유명하다는 건 알았지만 작년에 왔을 때는 제대로 둘러보지 못 했으므로 스쿠터를 타고 이곳 저곳을 누벼본다.


모텔 주차장인지 부둣가라 주차할 곳이 부족해서인지 주차장이 무지 많았다. 4차선 도로에서 옆으로 빠지면 주변은 온통 불법주차들과 주차장 천지다. 주차빌딩하나 세우면 돈 좀 되려나ㅋ;

디자인고 벽에 그려진 벽화이다. 조별로 나눠서 벽에 그림을 그린듯 한데 투박한 페인트 벽에 대비되는 벽은 눈길이 갈만하다. 하지만 내 취향은 깔끔한 벽이기에 패스. 벽화는 개성이 넘치고 화려한 색채로 칠해져있다.

접근금지에 낚시금지인데 낚시를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메세지 2개. 내거랑 똑같은 노란색도 있다. 은색은 왠지 따로 도색한 것 같다.

오일 바르던 몸매 좋은 누님들. 같이 들어가서 놀고 싶었지만 몸짱도 아니고 시간도 없고;

정말 사람이 개미떼처럼 모여있었다. 여름엔 집에서 선풍기 바람이나 쐐고 있는게 휴양이라 생각했던 난 너무 놀랐다. 여기서 수영하느니 집에서 쉬는게 더 나을 것 같았다. 물도 미지근할 것 같고 사람도 너무너무 많다. 북적북적 너무 싫다. 어서 여길 빠져나가고 싶었다. 차도 너무 많고 복잡해서 그리 오래 있진 않았다.


부산ic 옆이었나. 이... 무슨 새일까?; 이 새들을 찍고 계셨다. 저 큰 렌즈들을 보아하니 렌즈 값만 몇백은 할거 같은 분위기다. 바디와 삼각대는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엄청나게 비싼 물건일거다. 난 위축되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옆에서 같이 새들을 찍었다. 그런데 내가 다가가고 1분도 안됐는데 새들이 모두 도망가렸다. 왠지 나 때문인 것 같아서 어서 자리를 피했다.

석양이 너무 멋지다. 빠져들것 같다.

부산은 해수욕장 때문에 인파로 사람이 넘실거려 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제 부산을 등지고 울산으로 향했다.

달리고 달려서 울산에 도착했다.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이동경로              진해 → 울산
이동거리              162 km
  주  유                 6.23 L → 11000 원
 총 비용               332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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